겸재 정선이 그린 악양루(岳陽樓)나 이태백이 읊어 관폭도에 자주 등장하는 여산폭포(廬山瀑布)를 생각하고 이번 여름 중국 남부지방을 찾는다면 십중팔구 허탕을 칠 일이다. 또 소동파가 '임술지추 7월기망(壬戌之秋 七月旣望)'에 배를 띄워 즐겼다는 적벽(赤壁)을 찾는다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신경보에 따르면 이들 유적이 있는 장강 일대는 올봄부터 심한 가뭄에 절경은 고사하고 농업과 생태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것. 반양호일대는 이미 바짝 말라 호수 바닥이 초원이 된지 오래이고 세계중요습지로 등록된 동정호(洞庭湖)자연보고구역 역시 5월 기상영향평가 보고서에는 수역면적이 68.5%나 감소했다고 전한다. 따라서 송나라 범중엄이 악양루기를 지어 유명해진 '악양루'은 물에 오두마니 올라서있는 옹색한 모습이 됐고 이태백이 스케일 크게 ‘비류직하삼천척’이라고 읊었던 여산 폭포 역시 물줄기가 근근히 흐르는 정도이다. 구강시 관계자는 여산에 8개댐 있는데 5월말까지 수량이 예년의 60%나 줄어 소동파가 황주로 귀양와서 ‘적벽부’를 지어 유명해진 적벽 역시 예전의 웅장한 기세른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