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거래에 관련된 구입으로 몇 년간 구설수에 시달린 미국 폴게티 미술관이 제대로 된 자료로 인수하면서 과거의 흠집을 일거에 털어냈다. LA타임즈에 따르면 게티미술관은 지난 2005년 작고한 스위스출신의 현대미술사가이며 세계적 명성의 큐레이터였던 하럴드 제만(Harald Szeemann)이 남긴 1,000여 박스에 이르는 자료, 서적 그리고 서신 등을 일괄 인수키로 했다. 이 자료는 10월부터 게티조사연구소에 새 보금자리를 갖출 예정이다.
특히 자료속 서신에는 현대미술의 주역들인 브루스 나우만, 리처드 세라, 사이 톰블리 그리고 그가 1968년 베른 쿤스트할레 큐레이터시절 자신의 미술관을 감싸기 작업에 제공했던 크리스토와 주고받은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덧붙여 그가 가지고 있던 28,000권의 현대미술관련 서적도 폴 게티에 옮겨지게 됐다. 하랄드 제만은 카셀 도큐멘타의 기획자를 거쳐 1999년과 2001년 두 번 연속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직을 맡아 명성과 실력을 과시했다. 이번 폴게티의 자료 인수는 기증이 아닌 구입으로 일반 공개에 앞서 정리에만 3, 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