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열린 봄맞이 대형전시회들이 거의 동시에 막을 내렸지만 받아든 성적은 제각각이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열린 마네展이 예상밖의 성공을 거둔 반면 그랑팔레에서 개최된 풍경화展은 예상했던대로 실패로 돌아갔다는 평이다.
오르세 미술관에서 열린《마네》전시는 다시 한 번 개인전이 성공한다는 예를 남겼다. 하루평균 5,200명이 다녀갔던 이번 전시회는 지난 2000년의 《마네, 정물화》전에 하루 3,000명의 관람객을 기록했던 숫자를 넘어섰고 2002년의 《마네-벨라스케스》전의 하루 5,330명 방문객기록과 비슷한 수치를 남겼다. 반면 그랑팔레에서 지난 1983년에 열렸던 마네 회고전이 하루 평균 8,500명이 다녀가는 등 대성공을 거둔 것에 비추어 보면 이번 전시가 그랑팔레에서 열리지 않았던데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오르세미술관 전시실은 이런 대규모 전시를 열기에는 적절치 않아 관람이 불편했다는 지적이 따랐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전시로는 그랑팔레에서 열리고 있는 아니쉬 카푸어의 설치작업전이 눈길을 끈다. 현대미술 전시 가운데 기록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 전시는 하루에 6,000명이 방문, 과거에 열린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초대전의 하루 관람객수 4,159명에 비해 단연 좋은 성적을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이같은 호응은 같은 그랑팔레에서 열렸던 《자연과 이상》전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하루 방문객이 1,200명에 불과해 지금까지 개최된 고전미술 관련전시 중 최악의 기록으로 남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는 테마 때문에 애초부터 실패가 예상되었다. 지난 2005년에 열린 푸셍, 와토, 샤르댕, 다비드의 비교전도 하루 1,544명의 방문객수를 기록해 테마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준 전례가 있었다. 하지만 2002년에 열린 루이13세 시대의 장식미술전이 하루 791명 밖에 오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그나마 체면을 살린 숫자라고 하겠다. 그랑팔레에서 열린 또다른 전시회인 《오딜롱 르동》전은 하루 평균 2,400명이 관람, 일반인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한 상징주의 화가의 회고전치고는 성공적인 기록을 남겼다. 2003년에 열린 에두아르 비야르의 상징주의작품 회고전 역시 하루 관람객 3,700명을 기록, 좋은 성적을 보여 준 예가 있다. 그랑팔레의 또다른 전시인 《에메 세자르, 램 , 피카소》전은 하루 500명이 다녀갔다. 전시실 한 개 규모의 작은 전시회라는 점, 또 詩라는 어려운 테마를 내걸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공이라 하겠다.
한편 국립미술관연합이 처음으로 주최한 룩상부르 미술관의 《루카스 크라나크》전은 하루 2,068명이 관람, 큰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지난 2003년의 보티첼리전이 하루 평균 3,400명, 2007년의 아르침볼트전이 하루 3,500명이라는 기록을 남겼던데 비하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