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조각,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는 예술가로 국제적으로 주목받아 온 프랑스작가 베르나르 브네가 베르사유宮에서 철제조각을 선보인다. 프랑스의 대표적 유적지인 베르사유 宮殿은 2008년부터 매년 현대미술작가 초대전을 개최해왔다. 미국의 제프 쿤스, 프랑스작가 자비에 베이영, 일본의 무라카미 다카시 등 베르사유城의 고전미와 배치되는 파격적인 작품 전시로 해마다 찬반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이 전시 시리즈는 올해도 전례를 벗어나지는 못할 것같다. 베르나르 브네는 성의 정문 광장과 정원 등에 일곱점의 조형물을 전시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작품은 베르사유宮의 정문 광장인 파리大路에 세워진 22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두 개의 철제호(弧)인《86.5ºArc×16》는 성과 정면 광장을 양쪽에서 둘러싸고 있는 형상이다. 말을 타고 있는 루이 14세의 위로 개념미술 작품이 걸쳐지는 것은 불경스러운 일 아닌가.현대미술 작품이 이러한 역사적 장소에 있어야 하느냐는는 물음에 그의 답은 명쾌하다.
"베르사유市를 관통하는 大路에서 보면 이 작품은 성의 대칭성을 강조하고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작품은 여기가 제 자리인 것같아요. 이상하거나 기묘하다거나 이질적이거나 모순된 점이 전혀 없어요. 주변 풍경과 잘 어우러져 있다고 봐요. 한편으로는 루이 14세의 기마상과 베르사유성을 싸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베르사유시의 풍경과 아름다운 파리大路를 감싸도록 제작했습니다."
현대미술가로는 네번째로 베르사유성에 작품을 전시하게 된 베르나르 브네는 이번 전시를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작업을 했다. 열흘에 걸친 재료 수송, 특별히 제작된 20미터 길이의 트레일러까지 동원한 최첨단 공장에서의 작업, 나흘간에 걸친 몽타쥬 작업은 마치 석유탐사 플랫폼건설을 연상시킬 정도의 규모였다. 루이14세 기마상으로부터 35미터 뒤쪽에 있는 아르메 광장에서는 114톤의 철재를 설치하기 위해 보도 포석을 걷어내야 했고 15톤의 고정틀을 만들기 위해 1미터를 파내야 했다. 그러나 높이로 보자면 이 작품이 기록적인 건 아니라고 한다. 가장 높은 건 한국에 있는 작품으로 38미터에 달한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6월1일부터 11월1일까지 전시된다. 베르나르 부네는 5달 동안의 전시가 끝난 뒤 가장 기념비적인 이 작품을 베르사유성에 남겨 두고 싶어했다. 그러나 한국 고객을 언급하며 "한국의 순천시는 세계 유일의 자연휴양지를 위해 이 작품을 구입하고 싶어합지만 나는 베르사유에 남아 있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창작자로서 이런 제안이 모든 이들로부터 공감을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피가로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