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빙식 알파벳표기 한자로 유명한 중국의 현대작가 슈빙(徐冰)이 영국 대영박물관의 초대를 받아 맞춤형 설치작업인 《백그라운드 스토리 7(Background Story 7)》을 소개중이다. 지난 12일 공개된 이 작업은 대영박물관 컬렉션중 하나인 청대 왕시민의 산수화와의 대화를 시도한 것으로 왕의 작품과 나란히 중국 3전시실에 전시되고 있다.
《백그라운드 스토리 7》은 5m 길이의 아크릴이 씌워진 나무상자로 뒤쪽에서 빛을 비춰 영상을 보여주는 작업. 슈빙은 옥수수껍질, 구겨진 종이, 런던 시내에서 수집해온 쓰레기 등과 같이 예상치 못한 재료를 아크릴판 뒤에 붙인 뒤 빛을 비춰 앞면에 붓으로 그린 산과 물 그리고 누각같은 근사한 산수화를 재현해내고 있다. 슈빙은 이를 통해 미술작품과 환상 사이의 긴장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이 작업은 슈빙과 그의 조수들에 의해 현장에서 제작되었고 전시가 끝난 뒤에는 폐기될 예정인데 대영박물관에서는 설치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상영하고 있다.
슈빙은 해외 여러 미술관의 초대를 받아 2004년부터 해마다 이 백그라운드스토리 작업을 소개해왔는데 지난해에는 뉴욕 미술디자인박물관에 작품을 선보였다. 현재 대영박물관에는 그의 작업 《하늘에서 온 책(Book from the Sky)》한 세트가 소장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