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리스도는 멋진 복근을 가지셨나? 서양 미술에 등장하는 나사렛 예수는 고행의 모습과는 달리 영웅적이거나 아니면 그리스 역사에 나오는 이상화된 인물로 흔히 묘사되고 있다. 아름답고, 키가 크고, 딱 벌어진 어깨. 하나님의 모든 능력을 이어받은 자로 파랑 눈에 금발 그리고 곧게 뻗은 독수리 같은 코를 가진 유럽의 왕자와 같은 그리스도의 모습이다.
그러나 당대 최고인기작가에서 개인 파산까지 두루 경험했던 렘브란트는 이와 다른 예수의 모습을 표현했다. 지난달 오픈한 루브르의 ‘렘브란트와 예수의 표현’에는 혁신적인 화가 렘브란트가 현실속의 예수로 표현한 그리스도의 모습이 소개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이 전시에 소개중인 수십개의 오일 및 목탄 스케치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인물을 보면 그가 모델로 당시 젊은 네덜란드 유대인 모델에 의존한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렘브란트가 파산한 이후 그의 재산을 정리한 익명의 회계관리관은 이 스케치 패널 중 하나에 ‘현실속의 그리스도의 얼굴(Head of Christ, from Life)'라고 적었다고 한다. 가난하고 고행의 예수는 검은 머리에 갈색 눈을 가진 작고 마르고 거의 확실히 올리브색의 피부를 가진 모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 그가 1648년에 그린 《엠마오의 만찬초대》에는 고통과 희생보다는 배고픈 순례자의 모습으로 그려져있다. 루브르에서 7월18일까지 전시를 마친 뒤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필라델피아 미술관과 디트로이트 미술연구소에 순회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