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복판 시부야에 걸려있던 일본의 추상미술작가 오카모토 타로(岡本太郞)의 대형 벽화에 원자력 발전소의 공포를 그린 내용이 불법으로 덧붙여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AFP에 따르면 도쿄 시부야역의 보행자 육교에 걸려있는 30m 길이의 《내일의 신화》에 지난 1일 익명의 화가가 오카모토의 스타일을 흉내내, 원자력 발전소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이미지를 나무판에 붙여 넣은 것. 현재 나무판이 붙여진 경위 등이 조사중인데 2달째 확실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후쿠시마 원발 사고로 인해 가뜩이나 민감해진 일본인들 사이에 이 불법 이미지는 트위터를 통해 대량 유포되는 등 큰 소동이 일어났다.
금년 탄생100주년을 맞는 오카모토 타로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추상화가로 1970년 오사카 엑스포에 건립된 《태양의 탑》의 제작자로도 유명하다. 벽화《내일의 신화》는 핵폭발의 공포를 다룬 내용으로 1968년에서 69년 사이에 멕시코에서 작업했으나 한동안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2003년 재발견되면서 일본에 반환되어 2008년부터는 시부야역에 설치되어왔다. 이 벽화를 보호하는 비영리단체는 ‘너무 충격적인 장난’이라며 원자폭탄의 공포와 원자력발전소의 위기는 별개의 문제라는 점에서 ‘곤혹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