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소장가가 피카소의 《잠들어있는 어린 소녀(Young Girl Asleep)》(1935)를 시드니 대학에 기증했다. 작품을 팔아 과학연구의 재원으로 충당하라는 당부와 함께. 이 작품은 피카소가 젊은 연인 마리-테레즈를 그린 걸작으로 과거 런던 경매에서 팔린 뒤 지난 60년간 일반에게 그 모습을 감추어왔던 수수께끼의 작품이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크리스티는 이 작품을 6월21일 경매에 올릴 예정이며 1천만 파운드(약 178억원) 이상의 낙찰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원래 이 작품은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설립자인 크라이슬러가 소유했던 것으로 1939년에 열린 MoMA의 피카소 회고전과 1941년의 크라이슬러 소장품전에 공개된 적이 있으나 주인이 바뀐 이후로는 일체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시드니 대학측은 작품판매 대금으로 과학과 의학에 관련된 학제간 연구센터를 새로 열어 다양한 학문 연구와 사업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카소가 그린 또다른 마리-테레즈의 초상화인 《Nude, Green Leaves and Bust》(1932)는 지난해 뉴욕 경매에 등장해 1억6백만 달러(약 1,134억원)에 팔리면서 피카소작품 최고가기록을 갱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