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절이 고대 일본사찰의 원형이란 종래의 설과는 다른 새로운 주장이 한국 연구가에 의해 제기됐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국의 고대 사원과 출토문자 자료」라는 제목의 강연회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이병호(李炳鎬) 학예원은 지난 2008년 재발굴된 부여 정림사지의 조사를 통해 이제까지 고대 일본사찰 구조가 백제식과 동일하다는 주장과는 달리 ‘정림사 양식’이라 부를만한 별개의 양식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백제의 사찰은 현재 거의 원형이 전하지 않는데 일본에서는 오사카의 시텐노지(四天王寺)절이 백제 양식을 답습한 절로 추정하며 그 특징으로 일주문, 탑, 금당, 강당이 일직선상에 배치된 사찰 구조를 꼽아왔다. 이 학예관의 주장은 새로운 발굴 조사를 통해 정림사지의 강당 주변에는 별도의 건물 2채가 더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는 것. 나아가 이 학예관은 부여로 도읍을 옮긴 뒤 중국 남조의 양(梁)에서 건축 기사들을 불러 새로운 수도에 걸맞게 세운 절이 정림사라며 ‘이 정림사 양식이 부여 능산리 폐사, 그리고 일본 나라의 아스카데라(飛鳥寺) 절의 모델이 된 왕흥사(王興寺) 등 당시 백제 주요 사찰의 원형’이라고 주장했다. 아스카데 절은 불상을 모시는 금당이 셋이나 돼 일본에서도 특이한 구조로 여겨져 왔는데 이번에 이 학예관의 주장은 강당 주변 좌우의 2채의 건물 구조가 일본에 건너와 변형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해 일본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