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밧지오가 그린 유일한 천장 벽화가 남아 있는 로마의 빌라가 20% 할인된 가격임에도 경매에서 유찰됐다.
국제적인 관심을 모았던 이 저택은 지난 주 온라인 경매에서 단 한 건의 응찰도 없었다. 최종 제안 가격은 7,600만 유로(한화 약 1,000억 원)였다.
빌라 오로라Villa Aurora로 불리는 이 저택은 법원 명령에 의해 4억 7,100만 유로(한화 약 6,300억 원)으로 처음 경매에 올랐으나 매각에 실패했다. 그 뒤 지난 목요일 2억 8,200만 유로의 시작가로 시장에 돌아왔다.(이탈리아 법에 의하면 구매자는 복원 비용으로 1,275만 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응찰이 없어 시작하자마자 곧 종료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역사적인 공간은 카라밧지오의 후원자였던 프란체스코 마리아 델 몬테 추기경의 집이었고, 대대로 물려받아 2018년 소유주 니콜로 본콤파니 루도비시 왕자가 사망한 이후 세 번째 부인(텍사스 출신의 리타 공주)와 첫 번째 부인의 자식들 간 상속 분쟁에 휘말렸다.
추기경은 1570년에 지어진 사냥터 별장에 1597년 카라밧지오에게 벽화를 의뢰했다. 그림에는 로마의 신인 주피터(제우스), 넵튠(포세이돈), 플루토(하데스)가 그려져 있다. 언제인지 모르게 벽화가 덮였다가 1960년대 건물 보수 공사를 하던 중 발견됐다.
그밖에도 이 저택에는 게르치노의 오로라 여신(에오스) 벽화, 미켈란젤로의 조각, 건축가 카를로 마데르노가 디자인한 나선형 계단, 갈리레오가 선물한 망원경 등이 있다.
왕자의 유언장에는 리타가 죽을 때까지 그곳에서 살도록 하고 매각될 경우 수익금을 그녀와 세 아들에게 나누어주도록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자식들은 계모의 체류 권리가 부당하다는 소송을 하고 있다.
정부가 개입해 부동산을 매입하여 공공의 것이 되도록 하라는 청원에 4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