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5년 전, 스위스의 한 컬렉터가 루시안 프로이트의 남성 누드화 한 점을 경매에서 구입했다. 이후 그는 프로이트로부터 그림을 사고 싶다는 전화를 한 통 받는다. 둘은 서로를 몰랐으며 컬렉터는 정중히 이를 거절했다.
3일 후, 그는 화가 난 프로이트로부터 다시 전화를 받았다. 화가는 그에게, 자신에게 그림을 팔지 않으면 그림을 그렸다는 것을 부인하겠다고 말했다.
프로이트 유족 측은 이 남성 누드의 인증을 거부했으나, 수년간의 여러 연구 끝에 이 서 있는 남성 누드는 20세기 거장 프로이트에 의해 그려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뿐만아니라 이 그림은 프로이트가 숨길 만한 이유가 있을 가능성, 즉 자화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11년 사망한 프로이트는 다른 사람들의 누드를 잔인하다 할 만큼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Big Sue라고 불리는 그의 뮤즈 Sue Tilley의 실물크기 누드는 2015년 3천560만 파운드(약 560억 원)에 판매됐다.
65x43cm 크기에 캔버스에 유채 미완성인 이 <서 있는 남자 누드>는 제네바의 개인 소장가 유품 중 하나로 1997년 경매에 나왔다. 당시 카탈로그에는 프로이트의 작품으로 표기되었다. 프로이트가 예언한 대로, 작가가 작품을 부인한 이후 이 작품은 경매시장에서 판매가 불가능했다.
소장자 측은 프로이트가 이 그림이 자화상으로 보여 당혹스러워 그림을 거둬들이려 노력했을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동료 예술가 프란시스 베이컨과 게이 친구들이 비밀리에 사용하고 프로이트도 방문하던 제네바의 아파트에 걸려 있던 그림이었다고 말했다. 한 증인에 따르면 베이컨이 프로이트에게 자신을 위해 이 그림을 그려달라고 부탁했고, 아파트 입구와 이것과 다른 그림 한 점이 베이컨의 소장품이었다고 한다.
미술품 과학분석 전문가 Nicholas Eastaugh는 ‘프로이트 작품과의 비교 결과는 긍정적이며, 부정적 지표는 부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미술사학자 Hector Obalk의 연구 보고서는 “살을 묘사하는 방식이 전형적인 프로이트의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