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댕미술관은 법적 소송으로 인해 로댕 조각 작품의 3D 스캔을 대중에게 공개하게 될지도 모른다. 미술관측은 이로 인해 로댕 조각 에디션을 판매하는 데 지장을 받아 재정적 손실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제조 컨설턴트이자 오픈 액세스open-access 활동가인 Cosmo Wenman은 작년 파리 행정 법원에 스캔본 요청을 제출했다. 지난달 법원은 로댕미술관에 이에 대한 답변을 제출하라는 공식 통지를 보낸 상태이다. Wenman은 2년 전 네페르티티 흉상의 3D 스캔본 접근권과 관련하여 베를린 이집트 박물관과의 법적 분쟁에서 이긴 바 있다.
Wenman이 로댕미술관과 3D 스캔 소송을 시작한 것은 2017년 <생각하는 사람>의 3D 스캔 자료에 액세스하기 위해 볼티모어미술관(BMA)에 접근하면서부터이다. 그보다 3년 앞서 BMA는 <생각하는 사람>의 3D 스캔 자료를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Wenman이 BMA에 연락하자 미술관측은 프랑스 유일의 독립재정 국립미술관(정부보조금 없음)이자 로댕 작품의 ‘도덕적 권리’를 주장하는 로댕미술관에 그 결정을 위임했다. 로댕 자신은 그의 컬렉션을 프랑스 국가에 넘겼었다.
2018년 Wenman은 프랑스의 정보자유법을 인용, 모든 3D 스캔에 대한 액세스 권한을 로댕미술관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그는 서로 오간 이메일에서 BMA의 스캔을 이용하여 상업적으로 이용할 다양한 크기의 청동 복제품을 무제한으로 만들 것이라는 의도를 설명했다.
로댕미술관이 허가를 거부하자 Wenman은 변호사를 고용하여 관장인 Catherine Chevillot에게 3D 스캔과 기타 파일들을 요청했다. 그의 주장은 프랑스 정부 지침을 조언하는 행정기록접근위원회(CADA)에 근거한다.
로댕미술관은 CADA에 이 문제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CADA는 디지털파일(3D 스캔)이 관리문서이므로 공개가능에 해당한다고 응답했다. 이후 관장은 파일이 공개되면 ‘재앙에 가까운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CADA의 지침은 구속력이 없음을 지적하며 Chevillot 관장은 액세스 권한 부여를 거부했다.
Wenman은 미술관이 CADA의 지침을 따르기를 요구할 뿐이라면서, <생각하는 사람> <키스> <지옥의 문>을 포함한 미술관의 3D 스캔들 모두를 액세스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술관 아트샵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품질로 복제품을 만들어 디지털 청동조각 제작 기술을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로댕 복제품은 이미 널리 퍼져 있고 고급 미술시장은 원본을 중시하고 대체품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원본성은 스캔으로 재생산될 수 없다”며 3D 액세스 권한 부여가 재정적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는 미술관측의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그는 “프랑스 법원이 로댕미술관이 3D 스캔을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도록 할 수 없다고 판결한다면, 다른 박물관도 스캔자료를 비공개하는 식의 권위가 불법임이 드러나는 것”이어서 결정이 더 넓은 의미를 가질 것이라며 법원에서의 승소가 루브르 등 다른 프랑스 박물관에서 3D 스캔을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로댕의 작품을 연구하는 파리 로댕위원회 창립자 Jérôme Le Blay는 “현재 로댕은 공유재산이고 누구나 <생각하는 사람>을 2D 혹은 3D로 복제할 수 있다. Wenman씨는 로댕미술관에 요청하지 않고 자신만의 3D 스캔을 만들 수 있다. 3D 스캐너를 사거나 빌려서 3D 스캔 오픈 소스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Wenman은 로댕미술관의 지적재산권으로부터의 이익을 원하고 있고 그는 그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