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박물관을 탈식민지화할 수 있을까? 근본적으로 식민화 과정을 위한 장소로 설계된 공간에 있는 수많은 컬렉션들의 폭력적인 출처를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영국박물관(대영박물관)의 새로운 영구소장품 전시인 <제국과 수집활동Empire and Collecting>를 대할 때 하게 되는 질문들이다. ‘박물관 소장품이 될 다양하고 복잡한, 때로는 논란이 많은 유물 여행’이라는 설명문은 국가의 식민지 시대에 대해 비제국주의적 렌즈를 통해 공개적으로 논의하고자 하는 박물관의 입장을 보여준다.
박물관의 모든 소장품이 전리품인 것은 아니지만 대개의 경우는 유럽 군대가 직접 빼앗거나 고고학자들에 의해 간접적으로 “발견된” 것이다. 이러한 유물의 맥락화는 이상적으로는 식민지 지배자와 피지배자 사이의 거래에서 ‘동의’와 ‘강박’이 의미하는 바를 분명히 해야만 한다.
전시는 이를 수행해내지는 못했지만 토착민 중개자들을 드러내는 데는 진전이 있었다. 부유한 백인 관리자에게서 나온 유물들과 함께 소수의 원주민 중개인들의 것도 나타난다.
박물관측은 이 상설 전시 트레일에 유물이 추가 전시될 예정이며 소장품의 식민지 기원과 21세기에 그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하여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도록 새로운 시리즈가 시작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각 유물 뒤에 있는 복잡한 역사와 불의에 대해 명시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