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4월8일 홍콩 소더비 "중국자기공예품 춘계경매(中国瓷器及工艺品春季拍卖会)"에서 청대 건륭제의 "태상황제(太上皇帝)"라고 새겨진 백옥원형 옥새(백옥원새)가 경매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이 원형 옥새는 2007년 홍콩소더비 경매에서 46,250,000 홍콩달러로 황제 옥새의 세계 경매 기록을 갱신했던 작품이어서 다시 경매 시장에 나타나자 각계의 주목을 받았다.(*8월28일자 홍콩달러 1달러=154원)
경매 당일, 경매는 격렬하며 경매가격은 끊임없이 올라갔다. 입찰 16라운드 이후 이 진귀한 옥새는 85,000,000 홍콩달러에 한 현장입찰자의 손아귀로 들어갔다. 중계 수수료를 더하면 이 "원새"의 낙찰 가격은 95,860,000 홍콩달러이다. 황제가 사용했던 이 옥새는 2년 사이에 낙찰 가격이 4천만 홍콩달러가 오른 것이다.
"태상황제(太上皇帝)" 옥새는 건륭이 태상황제가 되던 1796년에 새긴 것 특히 건륭 황제의 20여개에 이르는 "태상황제"라고 새겨진 옥새중 유일한 원형 옥새라는 점이 특징이다. 옥새는 직경과 높이가 각각 4.7cm이며 투명한 백옥을 정교하게 깎아 만든 것으로 옥질이 매우 부드럽고 매끄럽다. 윗부분에는 "쌍룡봉간괘(双龙捧干卦)" 도안을 새겨 넣었다. 인면에는 전서로 “태상황제(太上皇帝)” 4글자를 새기고 주위의 4면에는 음각으로 건륭제가 직접 지은 "자제태상황보(自题太上皇宝)"라는 시를 새겼다.
최근 어용 옥새(御用印玺)가 경매에 빈번히 거래되면서 계속되는 가격 상승과 수차례의 최고가 갱신으로 골동 시장의 이슈가 되고 있다. 2003년10월 홍콩소더비 경매에서 청대 건륭제의 "어용옥새 5점일괄"은 29,182,400 홍콩달러의 고가에 낙찰되었고, 2008년 프랑스 경매시장에 나온 청대 강희제의 옥새는 최종낙찰가 5백60만 유로에 거래되었다. 2008년10월8일 홍콩 소더비에 "황위만대(皇威万代)"가 특별 경매로 시장에 나오자 청대 건륭황제의 용 손잡이 "건륭어필(乾隆御)"은 백옥새로 63,380,000 홍콩달러에 거래되었다.
금년 6월3일 베이징 바오리(保利)에 나온 건륭제 백옥 용손잡이 "자강불식(自强不息)"옥새는 5천656만 위엔에 낙찰되었고, 6월 26일 타이페이에서는 같은 건륭제의 청옥 용옥새가 1억18만위엔에 낙찰돼 중국 황제옥새의 경매가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하며 어제옥새의 세계 경매기록을 갱신했다.
황제가 사용한 옥새가 "1억위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작은 도장 하나에 무엇 때문에 소장가들이 그토록 앞을 다투어 몰려드는가. 가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
먼저 옥의 재질과 제작 방식부터 살펴보면 "백옥 옥새"는 최상품 옥으로 제작되었다. 이런 옥은 흔히 "세밀함(细), 매끈함(腻), 부드러움(温), 윤기(润), 단단함(结), 견고함(凝)"의 "여섯 덕목(六德)"을 갖추었다고 한다. 이 옥새는 보존도 완벽해 서체가 뚜렷하고 테두리 장식에도 손상이 없어 "동양 예술의 최고 사치품" 가운데에서도 명품이라고 하기에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
"옥이 비록 아름답다고 하나 돌에 불과하다. 좋은 솜씨로 다듬지 않으면 기와장과 다를 바 없다"고 한다. 옥 제품의 수준은 정교한 가공 솜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청나라때는 실로 옥 제작의 전성기였고 옥 가공예술이 최고로 발달한 시기였다. "백옥 옥새"는 청나라 옥기제작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조각 기법이 정교하고 독특할 뿐아니라 섬세하고 생생해 말 그대로 좋은 재료와 정교한 기술이 완벽한 결합을 이뤘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백옥 옥새"는 최고의 신분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어새는 나라의 보물일 뿐아니라 황실의 보물이자 최고 권력의 상징이다. 즉 신권과 왕권의 궁극적인 상징인 것이다. 현재 권력의 상징이라는 가치는 없어졋지만 그래도 여전히 진귀한 보물이다. 또 사용자의 신분 역시 "백옥 옥새"에 커다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건륭제는 옥을 매우 좋아해 자주 감상하고 많이 소장했다, 그는 일생동안 1천8백여개의 인장을 새겼는데 대부분이 옥으로 만든 것이었다. 건륭제의 옥새는 군왕 개인의 취향과 미적 주관을 나타내는 것 뿐아니라, 황실을 둘러싼 제반 공예기술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옥기의 "정교함" "희소성" "아름다움"이란 가치가 공존하고 있다.
셋째, ""백옥 옥새"는 수준 높은 문화적,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담겨 있다. 옥새에는 머리 부분에는 재료의 특징을 살려 정교한 쌍룡봉간괘 무늬가 새겨져 있는데 이 무늬는 건륭제 옥새에 자주 사용된 도안이다. 동시에 당시의 황실 기물에서도 발견되어 건륭 시기를 상징하는 중요한 도안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한 의의를 지닌 이 도안은 건륭 시기의 황실 예술을 연구하는 중요한 참고 가치이기도 하다.
넷째, "백옥 옥새"는 신뢰할만한 출처로서 작품의 진실성을 보증하고 있다. 건륭 시절의 옥새에 관한 기록인 《건륭보수(乾隆宝薮)》를 보면 이 옥새가 명확히 찍혀 있고 재질, 크기, 조각 방식 그리고 글자 의 인장법과 구성 등이 실물과 일치하게 기록돼 있다. 백옥 옥새는 건륭제의 태상황 시대(乾隆帝太上皇时期)에 중요하게 사용된 옥새중 하나로 궁궐 내부에 소장된 서화 작품에도 종종 이 옥새가 찍혀있다. 예를 들면, 고궁박물관의 《오우도(五牛图)》, 동진시대 왕쉔지(王献之)의 《중추첩(中秋帖)》, 타이베이 고궁박물관 소장의 명대 탕인(唐寅)의 《품차도(品茶图)》등에는 모두 이 옥새가 찍혀 있다.
마지막으로, 백옥 옥새는 극도의 희귀품에 속한다. 건륭 황제가 평생 사용한 옥새의 수는 매우 많지만 대부분 고궁박물관과 같은 기관에 소장돼있고 전란중에 소실된 것을 고려하면 민간으로 흘러들어간 것은 극히 소수이고 또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개수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시장 상황에 비추어볼 때, 옥새의 가격, 특히 황실 옥새의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중국 구매자들이 구매력 증가, 예술품에 대한 투자 물결 등과 밀접히 관련돼 있다. 지금까지 중국 국내외의 경매시장에서 옥새는 기본적으로 모두 중국 소장가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옥새 시장은 하지만 마이너 부문에 불과하고 소장가에게 입문의 장벽도 매우 높다. 옥새를 감상하고 소장, 투자하는 데에는 문화적 소양이 필요하다.
하지만 역대 옥새는 모두 최고 품질의 옥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위조가 힘들어 상대적으로 위품이 적다. 그런 점에서 옥새는 문화적 가치, 문물적 가치, 소장 가치 그리고 투자 가치를 겸비한 예술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동시에 "고수들"만이 참여할 수 있는 최고의 사치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