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후 일어난 파운드화 하락 때문에 르네상스 이탈리아 그림 한 점을 놓고 영국 내셔널 갤러리와 미국 헤지펀드 운영자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문제의 그림은 이탈리아 화가 폰토르모가 1530년에 그린 <붉은 모자를 쓴 청년>.
이는 칼레돈백작 집안이 가지고 있다가 2년전 미국의 투자금융회사 블랙스톤의 톰 힐 부회장에게 매각했다.
그 뒤 국외반출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중요작으로 분류돼 영국문화부가 긴급수출정지 조치를 내리고 국내 인수처를 물색해 내셔널 갤러리가 일부 모금을 통해 3100만 파운드를 마련, 인수키로 한 것이다.
애초에 달러 결제를 했던 톰 힐 부회장은 그 동안 파운드가 하락해 자신이 1천만달러 이상을 손해봤다며 내셔널 갤러리의 제안을 거부하고 나서 사단이 생기게 됐다.
그는 대변인을 통해 ‘그림을 미국으로 가져오느니 차라리 그대로 둔 채 영국을 포함한 유럽과 미국에 작품을 대여하겠다’는 역제안을 한 것으로 전한다.
이에 내셔널 갤러리는 즉각 ‘대여 계획은 현시점에서 없다’고 즉각 반대하고 있어 당분간 해결책이 보이지 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