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시장의 매력은 뜻하지 않은 횡재를 할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는 데에 있다.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의 본햄스 앤버터필즈 경매장에 발을 들어놓은 몇몇 사람은 그와 같은 횡재 꿈을 꾸었을 지도 모른다. 이날 아시아 미술품 경매에 나온 중국 도자기 한 점은 예상가 1만~1만5천 달러가 매겨져 있었다. 아트 데일리에 따르면 청화로 용이 그려져 있는 이 항아리는 판매전 조사를 거쳐면서 대략 청나라 말기에서 민국 시기의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하며 도자기 밑바닥에 씌여있는 ‘청건륭(淸乾隆)’이란 글씨는 나중에 씌여진 것으로 보았다. 그래서 예상가를 낮게 매겼다. 그러나 이날 경매에서 현장은 물론 전화 응찰자들도 모두 열띤 흥분 속에 이 항아리를 목표로 삼았고 결국 5백배 가까운 765만8,000 달러(한화 약88억4천만원)에 낙찰됐다.
아시아 미술품 파트의 부사장이자 책임자인 데사 고다드는 ‘이 항아리는 우리 고객과 스텝 모두에게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환상적인 경매 드라마를 보여 주었다’라고 말했다. 이 청화백자 용문 항아리는 높이 14인치에 넓은 어깨와 잘록한 목에 여의문과 구름이 그려져 있고 그 사이로 5개 발톱의 용 6마리가 그려져 있다. 아울러 이날 경매에는 청대의 법랑제 코끼리 작품은 183만4,000 달러에 팔렸고 18개의 상아로 된 포대화상 조각세트는 50만6,000달러에 팔렸다. 또 제백석(齊白石)이 한 쌍의 두루마리를 그린 《“아침의 영광과 조롱박》은 45만8,000 달러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