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가는 미술관 전시뿐 아니라 기업과 손잡고 상업적 작업을 선보이기도 한다. 보르도의 유명 와인 ‘샤토 무통 로쉴드’는 1924년부터 라벨 디자인을 유명 작가에게 위탁하는 전통을 자랑해왔다. 지금까지 참여 작가만 봐도 로버트 마더웰, 앤디 워홀, 게오르그 바젤리츠, 프랜시스 베이컨 등 전설적인 인물들이 대거 포함돼있다. 아트인포 뉴스에 따르면 이들에 이어 내년 초 시판하는 2008년산의 라벨 디자인작가로 중국의 슈레이(徐累, 47)가 선정됐다. 구겐하임 뉴욕과 구겐하임 빌바오에서 전시 경력이 있는 슈레이는 중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라벨 디자인에 참여하게 됐다. 그의 선정은 와이너리 소유주인 로칠드 남작 부인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전한다. 이번 라벨 디자인은 푸른 색 바탕에 포도 나무가 있는 두 반구(半球) 사이에 산호초를 딛고 서 있는 숫양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샤토 무통 로쉴드의 상무이사 에르베 베를랑은 ‘중국은 와인 시장에서 주요 ⃕소비자로 성장하고 있으므로 중국 작가의 선정은 어쪄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와인잡지 디캔터닷컴에 따르면, 또다른 와이너리인 샤토 라피트 로쉴드는 중국에서 행운의 숫자인 8을 표시한 라벨을 만들어 와인 판매량이 48시간 이내에 17% 늘린 적이 있다고 한다. 샤토 무통 로쉴드나 샤토 라피트 로쉴드는 모두 유럽 금융계의 거물이었던 로스차일드 가문의 후손들이 운영하는 와이너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