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화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중국 미술시장에서 중국 황제의 글씨 한 점이 지난 8년동안 35배나 폭등해 눈길을 끈다. 컬렉션투자지도신문(收藏投刺導刊)에 따르면 관심의 작품은 청대 건륭제가 쓴 ‘어서홍자기춘추설논은공작위사’ 제목의 서예 한 점. 긴 제목의 뜻은 남송 시대의 시인 홍자기가 자신의 춘추설 속에서 은공의 작위사에 논한 것에 대해 건륭제가 자신의 의견을 적은 글이란 의미이다. 이 작품은 지난 2002년 경매에 소개된 이래 지난 6월5일 경매에서 낙착될 때까지 무려 35배나 올랐다고 했다.
御書洪咨夔春秋說論隱公作僞事는 지난 2002년4월21일 중우셩자(中貿聖佳) 경매에 출품돼 예상가 95만위엔을 넘어 165만 위엔에 낙찰됐다.
그후 시릉인스(西冷印社) 봄 경매인 ‘중국서화 고대작품 특별경매’에 출품됐는데 이때의 예상가는 200만위엔에서 300만위엔. 결국 363만 위엔에 낙찰되며 건륭제 작품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리고 나서 지난 6월5일 광시(廣時) 경매의 ‘고대서예경매’에 작품 번호 0733으로 예상가 800만~1200만위엔으로 출품됐다. 600만위엔부터 경매가 시작되자 빠른 속도로 가격이 상승하며 50여차례의 랠리 이후 5712만 위엔에 팔려 경매장의 탄식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8년이란 짧은 세월동안 35배나 상승한 것이다.
‘어서홍자기춘추설논은공작위사’는 길이 89.5cm 폭 34.2cm의 크기로 끝자락에 건륭제가 병신년 늦여름에 썼다는 관지가 있고 건륭제의 수장품 목록집인 ‘석거보급(石渠寶笈)’에도 기록돼 있는 작품이다.
이처럼 가격이 폭등한 이유에 대해 첫째 당태종, 송 휘종, 송 고종 등 황제의 서예 작품은 걸출할 뿐만 아니라 구하기 힘들어 가격이 오른다는 점. 둘째 황제의 글씨는 중요한 역사적, 문헌적 가치가 있다는 점. 그리고 셋째 ‘석거보급’에 기록돼 있는 것처럼 출처가 분명해 위작 시비가 없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 건륭제는 정치 뿐아니라 학문과 수양에도 뛰어나 경제적 여건이 허락하는 한 모든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구하고자 한다는 점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