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舊국립미술관이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분실했다가 최근 회수한 18점의 그림을 전시중이다. 나치정권 아래에서 독일 미술관들은 대여 명목으로 수많은 그림들이 강탈당해 히틀러와 그의 부하 등의 개인집에 걸려 있다가 1945년의 종전과 함께 800여점이 분실됐다. 그중 2/3 정도는 1950년대 말에 돌아왔고 1990년 이후로는 25점 이상이 반환됐다.
상당수 작품은 개인 손에 들어갔지만, 독일이 통일되고 분실된 작품에 대한 자료가 인터넷상에 소개되고 작품을 반환하라는 국제적 여론이 높아지면서 2000년 이후로 반환된 작품수가 훌쩍 증가했다.
프러시아 문화재단의 한 법학자는 ‘유태인의 컬렉션을 추적하는 일이 소유권 문제뿐 아니라 민족적, 윤리적, 정치적인 부분까지도 포함돼있다’고 말한다. 또 그는 일반적으로 미술관이 전쟁 전의 기록을 통해 그림 소유권을 증명할 경우 시장가치의 약 10퍼센트를 현 소장자에게 ‘중개수수료’로 주고 반환 협상을 할 수 있지만, 분실된 작품에 재차 돈을 지불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미카엘 아이젠하우어 관장은 ‘인터넷 자료를 통해 그림을 가진 사람들이 자진해서 미술관으로 연락해오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러한 일들이 계속되기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9일 시작돼 내년 3월6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에는 분실 그림들이 겪어던 고난의 여정을 보여주기 위해 소송과 대여에 관련된 공식 기록과 사진 그리고 기타 문서들도 함께 공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