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다 없다’ 문제거리로 딱 들어맞을 화제가 있다. 중국 내륙에는 여자들만이 사용하는 여문자(女文字)가 있다. 일본 분쿄(文敎)대학 엔도 오리에(遠藤織枝, 72) 교수는 자신이 약 20년간 수집한 여문자 자료를 최근 일본 국회도서관에 일괄 기증했다. 엔도 교수가 기증한 자료는 중국 후난(湖南)성 쟝용(江永)현 일대에서 수집한 「삼조서(三朝書)」등 15점이다. 이 지역 미혼 여성은 나이가 비슷한 경우 자매관계를 맺고 서로 생활 내용을 시로 써서 주고 받았는데 이때 여문자가 사용됐다고 한다. 특히 「삼조서」는 결혼한 지 3일뒤에 친정에서 보내온 물품 속에 함께 들어있는 노트 크기의 책자를 말하는데 여기에 결혼 전에 맺은 자매가 보낸 시가 여문자로 적혀 있는 경우가 많다. 여문자는 한자 해서의 변형처럼 보이는 표음 문자로 엔도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약 450자 정도가 남아 있으며 기원은 분명치 않으나 약 200~300년 전부터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쟝용현에서도 여문자를 쓰는 여성은 몇 사람에 불과해 곧 소멸될 우려가 있다고 전한다. 「삼조서」역시 남아있는 자료가 극히 드문데 이는 이곳에서 여성이 죽으면 이를 함께 매장하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