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대학교의 매디슨 캠퍼스는 최근 엘리베이터 내부를 작고 아담한 갤러리 공간으로 만들어 이 학교 작가지망생들에게 개방했다. 이 일은 일견 ‘학생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챙겨주는’ 친절한 대학 행정의 표본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이 대학은 지난 수년 동안 엘리베이터를 낙서판으로 여겨온 미대 학생들과 지루한 싸움을 벌여왔다. 낙서 작업(?)과 새로 칠한 엘리베이터가 끊임없이 반복돼온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얼마 전 직원회의에서 이참에 아예 엘리베이터를 합법 공간화하자는 참신한 아이디어 하나가 제안됐다. 그에 따라 착수된 것이 ‘일곱층의 비주얼 캔디’라는 프로그램이다. ‘하이/로 갤러리’로 이름 붙여진 엘리베이터 갤러리에는 첫 번째 게스트로 켈리 요한센이 선정됐다. 그는 언론학부 졸업생으로 현재 회화2를 수강중인데 우아하고 재치있는 작업으로 엘리베이터를 천국과 지옥 사이의 대기실쯤으로 만든 《엘리베이터에서 영원으로》을 선보였다. 으스스한 조명에 멈춰버린 시계판으로 장식된 엘리베이터 내부는 천국(7층 대학원 스튜디오로 가는 길)과 하데스(건물밖으로 나가는 길)로 나뉘는 대기 장소임을 말해준다. 그는 이 작업에 ‘약 100달러의 돈과 벽칠하는데 시간 10시간 정도가 소요됐다’며 ‘전 내 작품이 언젠가는 파손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학생들 반응이 어떤지 보는게 재미있을거 같아요’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