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점잖은 미술관 관장들이 들고 일어나 스미소니언 미술관의 국립초상화관을 이례적으로 맹비난했다. 스미소니언이 지난 10월 오픈된 이후 내년 2월13일까지 열리는 국립초상화관의 전시 <숨바꼭질: 미국 초상화법의 차이와 욕망>의 한 작품을 검열했기 때문이다. 전시출품작중 데이비드 워나로위츠가 제작한 비디오 《A Fire in My Belly》는 일부 영상(십자가위로 개미가 기어가는 부분)이 삭제됐는데 이는 하원의장 예정자인 존 보너와 차기 다수당대표 에릭 캔토가 전화를 해온 뒤 삭제됐다는 것이다. 북미에서 가장 크고 가장 전문적인 집단인 미국미술관관장협회의 대변인은 ‘스미소니언이 이 작품을 삭제하기로 결정한 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 이유인데 그것이 부당하고 전문적이지도 않은 정치가들의 압력에 의해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건 직후 이 협회의 포드 벨 회장은 워싱턴 포스트지에 ‘부분 삭제한 것은 옳은 결정이다’는 말을 해 한때 내부적으로 어색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미국미술관관장협회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198개 미술관 박물관 관장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 전시 검열에 관한 이들의 입장은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