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새로운 현상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중에는 기존의 전통적 권위가 붕괴되는 현상도 포함된다. 이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아사히신문은 흔들리고 있는 문화계의 권위 문제를 연재로 다루면서 그중 하나로 미술에서 일어나는 몇가지 권위붕괴 현상을 소개했다. 첫 번째는 문학계와 마찬가지로 과거 신인작가의 등용문을 역할을 했던 공모전이 시효(時效)를 상실했다는 것. 일본 최대의 공모전인 일전(日展)의 경우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의 응모가 늘어 아마추어化가 진행중’이라고 이 단체의 이사장 나카야마 다다히코(中山忠彦)씨가 탄식할 정도가 됐다. 또한 자비(自費)로 개인전을 열고 화단의 권위 있는 평론가나 미술관 큐레이터의 눈에 들기를 바라는 일도 옛일이 돼버렸다.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젊은 사람들이 기획해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신인작가용 공모전과 대학 졸업전이 찬스를 제공하는 장이 됐다고 한다. 실제 일본 젊은 작가들의 공개 실력 테스트장인 VOCA전에서 2009년에 추천된 후노 나나(27)씨의 경우도 교토시립예술대학 대학원 졸업전이 발탁의 계기였다.
두 번째는 거장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2월2일은 히라야마 이쿠오(平山郁夫)씨가 작고한지 1년째 되는 날이다. 일본 화단에서는 스기야마 야스시(杉山寧), 히가시야마 가이(東山魁夷), 다카야마 다츠오(高山辰雄), 가야마 마타조(加山又造), 그리고 히라야마 이쿠오 등을 가리켜 작품 평가는 물론 지명도도 높아 오산(五山)이라고 부르며 거장 대접을 해왔는데 그 마지막 상징이 귀적에 들고 아무도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http://www.asahi.com/culture/news_culture/TKY20101127015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