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는 과연 그의 전기기술사였던 피에르 르 게넥에게 271점이나 되는 막대한 작품을 주었을까? 들리는 이야기와 달리 피카소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이다. 그는 생전 자신과 친했던 여러 사람들에게 다양한 선물을 건넨 적이 많이 있다. 운전기사이자 곰 인형이란 애칭으로 불리웠던 모리스 브레스뉴는 여러 번에 걸쳐 데상, 도자기, 판화, 친필 사인이 든 그림 등을 받았다. 넉넉한 선물 덕분에 모리스씨 부부는 은퇴 후에 여유로운 생활을 보낼 수 있었으며 자손들 역시 아직까지 경매를 통해 남은 작품들을 간간히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하지만 제일 많은 작품을 받은 사람은 피카소의 이발사인 에우제니오 아리아스였다. 단호한 反프랑코주의자이자 사회주의에 대한 지지로 의기투합한 그는 피카소의 평생 친구이기도 했다. 그는 약 60점 정도의 작품을 선물 받아 자신의 고향 마을에 컬렉션을 기증하고 미술관도 세웠다. 또 친구이자 시인인 막스 제이콥과 폴 엘루아르가 생활고를 겪고 있을 때 피카소는 그림을 선물해 생활비에 보태게 한 적도 있다. 이런 사례와는 조금 다르지만 피카소는 자신의 연인들에게도 자주 작품을 선물했다. 주로 그림, 특히 해당 연인의 누드가 주를 이루었는데 이런 선물은 이별을 확인하거나 연인과의 추억을 기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이런 피카소지만 선물을 할 때에는 신중을 기해 항상 선물을 받는 사람과 자신의 관계를 짐작케 하는 사적인 친필을 모든 작품에 남겼다. 이는 자신의 작품임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피에르 르 게넥씨가 가지고 있던 271점에는 이런 친필이 들어있지 않다. 그점에서 그는 은닉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현재 은퇴한 전기기사에어울리는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40년 동안이나 이 많은 미공개 작품들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리고 왜 지금에 와서야 진품인증을 받기위해 무모하게피카소 상속자들 앞에 나타난 것일까? 경찰의 수사는 아직 시작 단계일 뿐이다.http://www.lemonde.fr/culture/article/2010/11/30/la-reapparition-etonnante-de-271-inedits-de-picasso_1446748_3246.html#ens_id=1446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