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중에는 사회가 보수화되기 쉽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목소리 커진 보수주의자들에 굴복한 듯한 미술관이 등장해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제는 워싱턴의 국립초상화관이 지난 1992년 에이즈로 사망한 데이비드 워나로이츠의 비디오 작품을 내리기로 한 데서 비롯됐다. 지난달 말 국립초상화관과 미술관이 속해있는 스미소니언박물관은 가톨릭연맹과 보수단체의 항의를 받은 뒤에 이 작품을 철수했다. 이 작품은 워나로이츠가 1987년 제작한 《파이어 인 마이 벨리》라는 영상 작업의 일부로 작품 속에는 개미들이 십자가 위를 기어 다니는 영상이 약 11초 동안 들어있다.(전체는 약 30분) 가톨릭 연맹은 바로 이 부분을 문제 삼아 신성모독이라고 항의했다. 비난하는 쪽의 사람들은 영상을 본 사람들 조차 기억하지 못할 부분에 대한 시비라며 특정한 단체, 심지어 한 특정한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듣고 생각해야 하는지를 정할 권리는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가톨릭 연맹 등 보수주의자가 실제로 싫어하는 것은 동성애 이미지이며 박물관이 여기에 고개를 숙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