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작이 아닌 거장의 작품이 만일 눈에 거슬린다면 시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인가. 뉴욕시 인근 햄프턴시의 작은 마을 새그 하버는 이런 문제로 2천7백명 남짓한 주민들 의견이 둘로 나뉜 것은 물론 평범한 시민에 불과한 몇 명의 건축심의위원회 위원들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온라인판에 따르면 이 마을 침례교회 벽에는, 긴 다리를 벌려 성큼 걷고 있는 사람 하체같아 보이는 조각이 세워져 있는데 이 조각에 대해 마을 사람들 의견은 ‘학교 다니는 애들이 킥킥 거리는 것이 꼴사납다’ ‘대표작은 아니지만 거장의 작품이지 않는냐’의 두 가지로 심하게 나뉘고 있다. 이 작품은 원래 래리 리버스(2002년 작고)라는 유명 작가가 1969년에 롱아일랜드의 쇼핑몰을 위해 만든 것의 버전 2로 2년전 이곳 주민인 아트딜러 두 사람이 사서 교회 벽에 세워놓았다. 마을 사람들의 상반된 의견에 해답이 필요하게 된 것은 이 조각의 높이가 4.8m로 공공 시설물의 제한 규정인 4.5m를 초과해 건축물 심의위원회의 의견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