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터너상 후보자 중 트리스 보나 미첼(Tris Vonna Michell)은 학부를, 시애라 필립스(Ciara Phillips)와 던컨 캠벨(Duncan Campbell)은 석사과정을 마쳤다. 근래들어 글래스고는 터너 상 수상자 명단을 휩쓸고 있는데, 유명한 더글라스 고든(1996), 사이먼 스탈링(2005), 리처드 라이트(2009), 마틴 보이스(2011) 등이 있으며, 마틴 크리드(2001), 수전 필립스(2010) 두 사람은 다른 곳에서 커리어를 쌓았으나 글래스고에서 자란 사람들이다. 그밖에도 후보자 크리스틴 볼란드, 짐 램비, 내이선 콜리, 캐시 윌크스, 루시 스카, 칼라 블랙, 루크 포울러, 데이빗 슈리글리 등이 글래스고에서 살고 작업한다.
어떻게 해서 쇠퇴하는 후기산업도시가, 컬렉터 베이스도 없는 작은 도시가 영국에서, 아니 사실상 유럽에서 가장 문화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지난 세기말, 스코틀랜드 서부는 대처리즘이 쇠퇴하고 경제적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기를 맞았다. 그러나 돈이 부족하면 할수록 새로운 세대들은 문화적으로 야심차게 기회를 노렸다. 1991년 한 전시 카탈로그에서 작가 로스 싱클레어는 "문은 세계를 향해 열려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것을 통해 나아가는 것뿐”이라고 쓰기도 했다.
사회적 조각에 대한 책을 쓴 사라 로운즈는 글래스고의 미술문화를 레이브 컬쳐 등 독립음악이 장악하고 있는 독특한 밤문화와 연결지었다. 글래스코 아트스쿨 교수인 데이빗 하딩은 Conviviality, 즉 모두가 함께 흥겨운 공생공락 개념의 작품으로 서포티브한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미술을 제안했다. 소설가 니콜라 화이트는 글래스고의 집단적, 평등주의적인 느낌, 실천적인 그룹으로 이뤄진 대중들, 성실한 노동에 대한 존중, 그리고 ‘지금’이라는 시기를 요소로 꼽았다.
그들 모두가 글래스고 미술가들의 do-it-yourself 문화에 동의한다. 미술가들이 바깥의 유명 교육기관에 의존하기보다 그들 자신의 미술교육기관을 만들려고 했다. 그것이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
지난 4반세기의 동안 모바일폰, 저렴해진 항공여행, 인터넷 등의 기술적 진보가 있었다. 뉴욕에 볼 일이 있으면 거기에 살아야 했었지만 이제는 스카이프와 싼 항공 덕에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미술시장이 프리즈와 같은 국제 아트페어를 통해 비즈니스로서 가능성이 커진 것도 구조적인 변화이다. 글래스고는 상업적 갤러리나 컬렉터도 거의 없어 글래스고에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은 작품을 팔기 위해 외부로 나가야만 하는데, 국제 아트페어들은 그것을 가능케 했다. 또, 미술공간이나 행사가 아티스트의 자발적 운영으로 이뤄진다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항에서 20분 거리에 거주한다는 것도 오늘날 글래스고 작가들이 국제적 커뮤니티에 속하게 된 것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글래스고는 항상 바깥세상을 향해 관심을 기울여왔다.
싼 집세, 대규모 복합 스튜디오, 독특한 공동주택 구조(높은 천장 큰 창문이 있는 큰 방 제공), 이웃인 동료들끼리 서로 배우고, 정보를 공유하고 도전받으며 성장한다는 점 등이 글래스고의 작가들에게 좋은 조건이 된다.
문화적인 자양분, 국제적인 접근성 외에도 신중한 공공의 지원이 성취를 뒷받침해 왔다. 이러한 성취를 "글래스고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것은 글래스고 미술계에서는 기분나쁜 일이다. 긴 세월동안 열심히 노력해 온 것에 대한 성과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글래스고의 성공은 어렵게 얻어진 것인 만큼 지속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