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정신이상자에 의해 수난을 당하기도 했던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 파이버글래스로 복제돼 지난 12일 피렌체 대성당의 동쪽 끝에 있는 한 지붕선 위에 세워졌다. 디스커버리 뉴스에 따르면 400킬로그램에 높이 5.2m의 다비드 복제상이 놓인 위치는 애초인 1501년에 다비드상이 주문되었을 때 예정되었던 자리다. 실제 다비드상은 제작이 완료된 1504년9월에 건립 위치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인 끝에 시뇨리아광장 관문 옆에 세워졌다. 그리고 1873년 현재의 장소인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겨졌다.
이 위치를 제안한 미술사가 세르지오 리잘리티는 ‘이번 주말에 16세기의 논쟁을 다시 불피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다비드 상이 복제된 것은 12일부터 시작된 ‘피렌체 2010, 국제문화환경 예술 주간’ 행사의 한 이벤트로 기획됐다. 다비드는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성서의 영웅이지만 이 조각상은 당시 피렌체의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곧 시민의 자유를 대변하는 상징물이 됐다. 다비드상은 1527년에는 메디치 가문에 반대했던 시위대에 의해 왼쪽팔이 3조각으로 깨졌고 19세기 중반에는 산에 의한 손상을 입기도 했다. 또 1991년에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화가 한사람이 망치를 가지고 발가락 하나를 부숴트린 일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