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대표하는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가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그린 그림이 파리 피에르 베르제-이브 생 로랑 재단에서 전시되고 있다. 올해 73세의 호크니는 60년대 팝 아트의 기수로 50여년이 넘는 창작 활동을 하면서 회화뿐 아니라 사진, 석판화, 사진, 무대 장식 등 끊임없이 새로운 매체를 추구해 온 작가이다. 이젤과 붓대신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그림의 도구로 선택한 것은 지난 2008년부터. 아이폰의 그림 어플리케이션인 브러쉬와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 친구들에게 메일로 보냈다.그 친구들 중의 한사람인 피에르 베르제의 제안으로 열리게 된 이번 전시회는 꽃이 테마. 관람객들은 전시장에 설치된 10대의 아이폰과 12대의 아이패드 등을 통해 그림을 감상하는 것 외에 꽃을 그리는 과정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호크니의 이번 작품들은 앞으로 어떻게 보존되고 얼마에 팔릴까? 호크니 자신은 그림들이 종이에 인쇄되는 것보다는 스마트폰에 그대로 저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핸드폰 화면의 광도에 깊은 매력을 느낀다는 그는 그림이 종이에 인쇄될 경우 핸드폰 화면이 가지고 있는 빛의 효과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작품가에 관한 한 지금으로서는 친구들이 메일로 그림을 받고 기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그러나 리베라시옹지에 의하면, 호크니가 그림의 전통적인 코드를 깨트리는 시도를 하고 눈부신 화면 구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하더라도 이번 전시회는 지난 1990년 퐁피두 센터에서 열린 거대한 전시공간에 걸린 그의 작품들이 주는 깊은 맛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다. 그 당시 호크니는 리베라시옹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가 해야만 할 말을 하기 위한 수단은 오직 하나, 그건 바로 그리는 것이다. 그것도 큰 사이즈로 그려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전시회는 2011년 1월30일까지 파리 피에르 베르제/이브생 로랑 재단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