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제 생 로랑 재단(Fondation Bergé-Saint-Laurent) 주최로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회가 1월 30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모든 작품이 그려진 실물은 물론 인쇄물 조차도 아닌 화면을 통해 전시된다는 점이다. 2008년, iphone과 ipad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충분히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판단한 호크니는 터치 스크린을 통해 약 100점 정도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중 몆 점을 지인들에게 전송했다. 물론 이 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지게 됐다. 통상적인 미술품 유통방식과 단일품이란 미술품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놓은 이런 작업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여러 시대와 작가들 예를 들어 르누와르, 시냐크, 마티스, 뒤피 등의 기법을 재미있게 섞어놓았다.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는 장면은 마치 원시시대 동굴벽화를 그리는 장면을 떠올리지만 그가 쓰는 색감들은 오히려 포스트 인상주의나 20세기 초반의 야수파fauvisme 스타일에 가깝다. 또한 최신 기기를 이용해 제작한 작품답게 그림을 그리는 동안의 모든 과정을 프로그램이 저장해 비디오 형태로 담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