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독자적인 예술성을 보여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던 19세기 말의 사진작가 하인리히 쿤의 작품전이 오랑쥬리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1866년 오스트리아에서 출생한 쿤은 원래 의학도였으나 중도에 사진으로 전향, 빈 카메라 클럽의 일원으로 활동을 펼쳤던 작가이다. 그는 네가티브에 붓질을 가미하는 고무 인화 기법을 사용해서 인상주의 회화같은 느낌을 주는 풍경 사진을 제작하였다. 이러한 픽토리얼리즘 (회화주의)는 당시 국제적으로 번져가던 흐름이었는데 쿤은 이후 빈 카메라 클럽의 경향대로 빈과 뮌헨 분리파 운동에 가담,1904년에는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와 에드워드 스타이겐 등 <사진 분리파> 의 멤버들과 만나게 되고 훗날 이들의 초상화를 찍기도 하였다. 반면 쿤의 예술 세계는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에 머물렀다. 그는 자신의 아이들과 아내, 아내가 죽은 후로는 가정교사만을 모델로 삼았다. 빛의 효과, 구도를 중시한 그의 작품은 구성의 단순성이 주는 미적 아름다움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오랑쥬리 미술관에서 모네의 <수련> 과 쿤의 사진이 이루어 내는 멋진 조화를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2011년 1월24일까지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