쟝 레옹 제롬(1824-1904)의 회고전이 파리 오르세미술관에서 열린다. 쟝 레옹 제롬은 근대미술계 특히 모네, 세잔 등과 같은 인상주의 작가들과 깊은 불화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는 그의 섬세하고 박력있는 그림들과 이미지 산업의 상관 관계를 재조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미술계의 자본주의자라고 불리웠다. 1900년의 프랑스 만국박람회때 그는 당시로서는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충격적인 그림들, 이른바 누드화나 잔혹한 그림들을 언론에 공개해 주목을 끈 뒤 이를 부르조아 계층에 고가로 팔아 큰 이익을 챙겼다. 그 후 한창 발전하던 이미지의 인쇄, 복제 기술에 착안해 자신의 부인과 두 아이의 사진을 저가 포스터와 엽서 등으로 만들어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다. 또 그는 그림의 인물을 여러 조각으로 대량 생산해 판매하는 등 소위 미술관 기념품 생산의 창시자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의 섬세하고 박력있는 그림 기법도 ‘고객들은 잘 그려진 그림을 원한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지 이번 회고전의 포스터로 사용된 Pollice verso는 미국의 인기드라마 ‘스파르타쿠스’의 홍보 포스터로 써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 전시는 2011년 1월 23일까지 열리며 약 200점의 작품이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