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궁전에서 바라보이는 피요트르 대제의 동상이 철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논란은 동상이 지난 18년간 모스크바 시장을 지내다 최근 러시아 대통령에게 해임된 리시코프 전 시장의 권력의 상징이란 지적 때문. 이 조각상의 작가는 루시코프 전 시장과 가까웠던 조각가 제레테리. 당초 그는 미대륙 발견 500주년을 기념해 거대한 콜롬부스 동상을 만들어 미국이나 스페인 혹은 남미에 팔 계획이었으나 수주에 실패했다. 여기에 등장한 것이 친분이 있던 전 시장. 결국 범선위에 올라가 노를 잡고 있는, 약간 기묘한 모습의 피요트르 대제상은 1997년 모스크바 강의 섬에 세워지게 됐다. 지난 4일 레신 임시 시장대행이 이전을 발표했으나 6백톤이 넘는 거대 조각의 이전비가 문제라는 것. 가능한 한 모스크바에서 먼 시골로 옮기고자 하나 현재 예상되는 이전 비용만 6백만~1천만 달러가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는 레신이 크렘린의 환심을 사기 위해 이전안을 내놓았다는 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