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미국의 이라크침공후, 이라크에서는 고대 미술품의 약탈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라크 최대박물관인 국립박물관에서는 전쟁 개시후 며칠 약 15,000점에 달하는 고고학 유물들 (바빌론 시대의 꽃병, 목걸이, 아카드 시대의 청동기, 페르시아왕국 시절의 도자기와 칼, 인류 최고의 필사 기록인 수메리안 시대의 설형문자 텍스트 등등)이 한꺼번에 약탈당했다.
전쟁후 7년이 지난 지금 많은 유물이 벌써 훼손되었지만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유물들이 개인 컬렉션이나 매매를 통해 세계 각국으로 펴져나간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유물들의 훼손과 약탈은 박물관 뿐만아니라 약 12,000개에 달하는 이라크의 고고학 유적지에서 거의 계획적으로 그리고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간단한 통계에 따르면 유적지에서 사라진 유물의 수는 약 32,000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러한 유물을 되찾기 위해 이라크는 인터폴과 각국의 경찰 및 세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며 총리 직속의 유물 수사팀을 만들어 세계 각국의 경매 회사와 정보 기관을 모니터하고 있다.
하지만 르몽드지의 취재에 따르면 이 유물 수사팀은 고작 3명의 직원에 두 대의 컴퓨터가 전부인 기관이며 도난당한 걸로 의심돼는 유물을 확인하기 위한 출장비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라크는 유물 수사와 반환에 관한 모든 업무를 미국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 2008년 미국 당국이 이라크 총리 앞으로 반환했다고 주장하는 638점의 유물의 행방이 묘연하다가 르몽드지의 취재일 다음날에 조리기구 창고에서 발견돼는 등 잃어버린 유물에 관한 관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