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오줌속에 그리스도 십자가상을 담그고 사진으로 찍은 안드레스 세라노의 작품《오줌 예수》가 프랑스 교회측으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이 사진은 현재 이봉 랑베르 현대미술콜렉션의 10주년 기념전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5월8일까지 아비뇽에서 열리고 있는 '기적을 믿습니다'라는 제목의 전시에 소개중이며 전시 광고포스터에도 실려 있다. 아비뇽의 장 피에르 카탕오즈 대주교는 지난4월7일 성명을 발표하고 문제의 사진을 전시장에서 떼내줄 것을 요구했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의 이미지를 왜곡하는 이 추악한 사진 앞에서 반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대주교는 전시 책임자에게 문제의 사진과 이 사진이 실린 전시 벽보를 모두 떼내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비세속성을 고수한다고 자부하는 정부 당국'에 이를 통보했다고 한다.
한편 프랑스 통신사를 인용 보도한 렉스프레스지에 따르면 랑베르컬렉션의 담당자인 에릭 메질씨는 얼마전부터 수백통의 항의전화와 항의메일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주교측의 반발에 대해서는 전해들은 바가 없으며 문제의 작품의 '신성 모독'적 성격을 부인했다.
“미술사에서 수천년전부터 존재해왔던 여느 십자가상과 마찬가지"라고 밝힌 메질씨는 작품이 제작된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줌 예술》는 하이티 출신의 미국작가 안드레스 세라노가 1987년에 제작한 것. 당시 미국은 에이즈문제가 크게 부각되었던 시기이며 작가는 피, 땀, 오줌 그리고 눈물이라는 인체의 네가지 체액을 작품 테마로 부각시킨 것이라는 설명이다.
발표 당시 미국에서도 극단주의자들로부터 큰 반발을 샀지만 5년전 아비뇽에 처음으로 선보인 전시때에는 아무런 논쟁을 일으키지 않았다. 이번 전시의 항의발단은 씨비타스(Civitas)라는 단체가 청원서를 내면서부터. 씨비타스는 '카톨릭 평신자들의 정치적 활동'을 표방하는 단체로 극우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후원하는 아비뇽시는 성명을 통해서 '시립미술관이 아닌 장소에서 열리는 전시회이며 그 책임자들의 예술적 선택에 간섭할 의무가 없다' 고 밝히며 작가쪽 손을 들어주었다.
350여점의 다양한 소장품을 자랑하는 랑베르 콜렉션은 18세기에 지어진 아비뇽시 소유의 한 저택에 자리잡고 있으며 시와 중앙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