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 정치 중심지이라면 상하이, 난징, 항저우 등 양자강 하류일대는 예부터 이른바 문화의 중심지. 최근 중국미술시장이 베이징과 홍콩을 축으로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남방의 이런 자존심이 크게 손상받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 지난 4일과 5일, 상하이와 항저우 등지의 8개 경매회사 수뇌가 한자리에 모인 ‘장삼각 미술경매회사 수뇌회담’이 열렸다. 장삼각(長三角)이란 양자강 하류일대의 번영한 도시를 배경으로 한 미술시장을 가리키는 말.
이날 모임에는 두오윈쉬엔(朵云轩), 티엔헝(天衡), 춍윈(崇源), 다오밍(道明), 쟈타이(嘉泰), 헝리(恒利), 홍셩(泓盛) 그리고 항저우의 시링(西泠) 등 8개회사가 참가했다. 이들 회사는 상하이 일대의 경매매출액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회사들이다. 형식상 모임성격은 업무, 경영 방식에 대한 의견 교환이다. 하지만 베이징과 홍콩의 약진 아래 남약북강(南弱北强)의 구도가 굳어지는데 대한 우려가 이들 경쟁 동업자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했다. 장삼각 시장은 200년대 중반까지 중국미술시장의 절반을 차지했으나 이제는 베이징은 물론 홍콩에까지 순위를 밀리게 된 것이다. 수뇌모임 발기인인 상하이 홍셩의 쟈오용(赵涌) 총재는 ‘구체적 동업 계획까지는 이르지 않았지만 장삼각 회사들의 연맹체제는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미술품시장은 장삼각 이외에 베이징과 텐진을 축으로 한 경진(京津), 광동성 주강 일대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주삼각(朱三角) 그리고 홍콩 마카오 타이완의 항오태(港澳台) 등으로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