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조각가 프란츠 자비에 메세르슈미트(1736-1783)의 감탄을 자아내는 흉상들이 루브르 미술관에 전시되고 있다.한세기 반이나 잊혀진 존재였던 메세르슈미트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불과 이,삼십여년 전. 오늘날 비엔나와 뉴욕을 거쳐 파리에 선보이고 있는 그의 30여점의 작품은 호기심에 가득찬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울고 있는 남자, 화나있는 듯한 늙은 군인, 찡그린 표정, 하품하는 얼굴, 고통스러은 표정 등등. 메세르슈미트는 사람의 얼굴을 아주 가까이에서 관찰, 표정을 지을 때마다 다양하게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세밀하게 포착하였다.이렇게 해서 제작한 것이 "개성있는 얼굴"로 불리우는 일련의 흉상 시리즈이다. 49점에 달하는 이 작품들은 그의 동생과 다른 소장자를 거치는 동안 1889년에 작품들이 분산, 그 일부는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다.
1755년부터 비엔나 미술아카데미에서 수학한 메세르슈미트는 비엔나 궁정 소속으로도 일했으며 마리테레즈 여왕을 비롯, 엘리트들의 초상조각을 제작하기도 했다. 1769년에는 아카데미에서 부교수로 재임했으나 까다로운 성격탓에 동료들에게 배척당해 교수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울분에 찬 그는 비엔나를 떠나 1777년 프레스부르크에 정착, 6년 후 이 곳에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의 두상 시리즈는 1771년에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프레스부르크에서 죽을 때까지 계속 제작했다. 주위의 증언에 의하면 다양한 표정의 찌푸린 얼굴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거울 앞에서 스스로 몸을 꼬집거나 찌르면서 자신의 표정이 변화하는 것을 관찰했다. 그가 어떤 의도로 이러한 작품들을 탄생시켰는지, 어떤 순서로 제작되었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기인, 정신병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당대 사람들에게 크게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우리 시대에 이르러 화려하게 재부각되고 있는 메세르슈미트의 독특한 작품세계가 주는 매력에 프랑스의 대중은 어떻게 반응할 지 두고 볼 일이다. 전시는 4월25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