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건축가들의 활동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국내는 경기 위축으로 건설 물량이 날로 축소되고 있지만 주요 건축가들은 해외를 무대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며 일본 건축의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최근 이런 상황을 아사히 신문은 ‘건축 유출’이란 제목으로 크게 다루었다. 사례를 보면 지난해 완성된 프랑스 메츠의 퐁피두센터 분관은 새가 날개를 펼친 모습으로 건축가 반 시게루(坂茂, 53)의 작품이다. 메츠 분관은 연간 20만명의 관람객을 예상했으나 작년 5월 오픈부터 현재까지 8개월 동안 이미 65만명이 다녀갔다. 또 작년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에서 최초의 여성 종합디렉터를 맡았던 세지마 가즈요(妹島和世, 54)와 니시자와 류에(西沢立衛, 44)의 공동 설계사무소인 SANAA는 스위스 로잔대학에 마치 하늘에 떠있는 융단처럼 보이는 로렉스 런닝센터를 완성해 주목을 끌었다. 이 두 사람은 프랑스 랑스에 내년 완성 예정인 루브르 분관도 설계했다. 실제 일본의 유명 건축가들은 대부분의 일정을 국외에서 소화하고 있다. 반 시게루의 주요 업무는 90%, 이토 도요오(伊東豊雄, 69)는 80%, 이소자키 아라타(磯崎新, 79)는 거의 대부분, 그리고 구마 겐고(隈研吾, 56)는 60%, 마키 후미히코(槇文彦, 82)와 안도 다다오(安藤忠雄, 69)는 절반 정도가 해외 작업이다. 일본인 건축가에 대한 국제적으로 이처럼 높은 평가에 대해 퐁피두 센터의 프레데릭 미겔레 부관장은 ‘추상성, 하이테크 등 세계 건축의 흐름과 경향을 집약하고 있다’는 말로 해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