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포레스트는 지난 15년 동안 퐁피두센터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그는 퐁피두센터가 납세자의 세금으로 작가들의 작품을 사면서 시중가의 가장 높은 가격에 사들이고 있다며 퐁피두센터에게 작품구매 내용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 1997년 퐁피두센터는 미술품 구매가격에 특혜를 받고 있으며, 구매가격 공개는 미술시장을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퐁피두센터의 손을 들어주었다. 하지만 2010년 퐁피두센터가 구입한 한 작품의 경우는 프레드 포레스트로 하여금 다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특이했다. 2010년 퐁피두센터는 34살의 현대아티스트 티노 세갈의 《This situation》이란 작품을 구입했다. 이 작품은 퍼포먼스 작품으로 2009년 갤러리 마리앙 굿맨에서 6명의 배우들에 의해 실현됐다. 1960년대부터 개념미술작가들은 이런 퍼포먼스 작업을 펼쳤는데 그럴 경우 ‘무형’의 작품은 훗날 재현을 위해 자세한 설명과 내용을 적어놓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세갈은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않았고 사진과 비디오 촬영도 거부했다. 따라서 이 작품의 재현은 오로지 세갈의 구두 설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퐁피두센터가 이런 작품을 구입한데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의 구입 당시 세갈과 마리앙 굿맨의 책임자, 국립근대미술관 관계자와 파리미술관 관장 그리고 공증인이 모였는데 세갈이 작품의 진위를 판단하는 증명서와 청구서 등을 발급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마리앙 굿맨과 퐁피두센터 관계자들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르몽드의 취재에 따르면 세갈은 작품값이 5만, 10만 유로를 넘기 이전에는 작품값을 현금으로 받거나 증명서 등을 발급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마리앙 굿맨 관계자는 청구서는 이메일로 받았으며 종이 기록으로 남겨놓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