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암스테르담 레이크스미술관(네덜란드 국립미술관, Rijksmuseum)에서는 베르메르가 남긴 35점의 회화 작품 중 약 28점을 보여줄 예정으로 이는 역대 가장 규모가 큰 베르메르 전시가 된다.
그런데 그 그림 중 하나인 <플룻을 든 소녀>(1665/1675)가 진품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작품의 소장처인 워싱턴 DC 내셔널 갤러리는 지난 달 이 작품이 베르메르가 아닌 그 제자가 그린 작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셔널갤러리는 이 작품을 레이크스미술관 전시에 대여해주기로 했고, 전시에서는 베르메르 작품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레이크스미술관 관장 타코 디빗은 “전시를 앞두고 베르메르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워싱턴 측과 논의했으며, 기술적 발견을 기반으로 우리 관점이 워싱턴측보다 좀더 포괄적”이라며, 내셔널 갤러리의 의견이 카탈로그에 인용되지만 벽면 설명문에는 쓰이지 않을 것이며 두 미술관이 관점이 다르지만 그에 대해 오래 논의했고 둘 다 그에 만족했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내셔널갤러리는 형광 X-선, 마이크로샘플링 분석 등의 기술을 이 작품에서 베르메르의 작품에서 볼 수 없는 특성을 찾아냈다. 입술에 전형적인 컬러 하이라이트가 없다든지, 큰 붓으로 빠르게 작업한 뒤 매끄럽게 다듬는 작가의 전형적 기법의 흔적이 없다든지 하는 것이다.
베르메르가 (제자들이 있는)작업실을 가졌을 거라는 가정은 낯설다. 남긴 작품이 30여 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의 나머지 베르메르 소장품 석 점 모다 레이크스미술관에 대여된다. 이밖에도 뉴욕 프릭컬렉션, 프랑크푸르트 슈태델미술관, 더블린의 아일랜드국립미술관, 헤이그의 마우리츠하위스 등에서도 작품을 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