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미술계의 많은 사람들이 비엔날레가 정점을 찍었는지를 궁금해했다. 2017년 국제 미술전람회가 달력을 빼곡이 채우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아(트)마겟돈”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현재 공공보건 상황으로 인해 수많은 행사들이 잇달아 연기되고 있고, 2021년은 2017년처럼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현재 내년에는 20개의 주요 비엔날레가 예정되어 있으며, 이중 많은 수가 2020년에 예정되었던 것들이 연기된 것이다.
수 개월동안 진행되게 마련인 비엔날레는 수년간 준비되고 작품 이동, 펀딩 등에서 대규모의 복잡한 과정이 수반된다. 이 행사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적응하게 될지 알고 있는 큐레이터는 없다.
7월 예정된 오픈이 몇 개월 연장된 리버풀 비엔날레 디렉터 파토스 위스텍은, ‘비엔날레를 현재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미술계가 전염병 상황으로 인해 이전에 맞닥뜨렸던 것과는 전혀 다른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티스트 목록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는 했지만 특정 작품은 다시 따져봐야 할 것이고,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국경이 언제 열릴지, 정기적이고 저렴한 항공편이 운항이 될지, 건강 안전 규정이 필요할지, 백신이나 항체 검사 등이 없이 편하게 여행할 수 있게 될지 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
비엔날레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도 또다른 문제가 된다. 일정이 겹쳐 아티스트 섭외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광주 비엔날레 조직위도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9월 예정이었으나 예술감독인 나타샤 곤왈라와 데프니 아야스는 작품 운송, 여행 중단 문제로 올해 비엔날레 조직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일정은 2월로 재조정되었고, 위기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이 일정도 너무 낙관적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은 코로나바이러스의 2차 유행으로 문을 열었던 박물관과 갤러리가 지난 주 다시 문을 닫았다.
일정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금도 문제다. 이런 행사는 관광객을 유치하게 되기 때문에 시에서 상당한 투자가 있게 되는데, 해외여행이 어렵고 지역 예산이 구호에 집중되는 미래라면 비엔날레에 투자하는 것이 어렵게 될 것이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