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전날인 10월 30일, 더블린의 휴 레인 갤러리는 에두아르 마네의 <튈르리 정원의 음악> 에 대한 토론회을 열 계획이다. 이 작품은 소장처인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서 대여해 와 전시하는 것이다.
이 강연회는 언뜻 보기에 영국 정치의 혼란 상황과 관계 없어보이지만 사실 이 작품이 투어중인 것은 더블린 갤러리와 내셔널 갤러리 사이의 비밀스런 협상이 진행됐음을 알려주고 있다.
컬렉터 휴 레인이 남긴 그림을 어떤 기관이 소유할 것인가가 최종적으로 정해질 이 협약은 1993년부터의 진행되었던 두 갤러리 사이의 계약 갱신 시점이 브렉시트 상황을 맞아 계류중이었다.
휴 레인은 불행히도 1915년 루지타니아 호를 타고 뉴욕으로 향하다 독일 유보트에 의해 배가 침몰하며 사망했는데, 떠나기 전에 그가 내셔널 갤러리에 기증했던 39점의 회화가 문제가 됐다.
그의 책상에서 발견된 유언 보충서에는 더블린에서 레인을 위한 갤러리를 짓는 조건으로 같은 그림들을 더블린에 기증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그의 사인은 있으나 증인이 없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레인은 거장의 작품들을 아일랜드 내셔널 갤러리에 기증하여 죽을 때 아일랜드 내셔널 갤러리의 관장인 상태였다.
수년간의 아일랜드 측의 로비에도 불구하고 르누아르, 마네, 피사로 작품들은 런던에 있었다. 작품에 대한 아일랜드 측의 주장이 뒤늦게 인정되는 협상이 타결됐지만 법적인 소유자는 내셔널 갤러리에 남아 있었다. 협상의 일환으로 레인의 그림 중 31점이 휴 레인 갤러리에 장기 대여되었으며, 마네의 <튈르리 정원의 음악>을 포함한 주요 작품들은 6년마다 더블린과 런던 사이를 오가게 됐다.
공식 계약은 올해 만료되는데, 마네의 그림과 드가, 모네, 비야르 등의 작품이 다음 달 더블린으로 오게 됨으로써 계약이 연장된 것이 아닌가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4점의 인상파 회화 작품이 더블린에서 장기 전시를 마치고 내셔널 갤러리로 돌아갈 예정이다. 여기에는 유명한 르느와르의 <우산들>, 마네의 <에바 곤잘레스의 초상> 베르트 모리조, 카미유 피사로 등이 포함된다. 내셔널 갤러리 대변인은 이 로테이션이 “10월”에 있을 것임을 확인해 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