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최대 1,100명의 난민이 타고 있던 한 어선이 지중해에서 침몰했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 실제 난파선이 작품으로 공개되면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2015년 4월 18일 밤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가려던 수백명의 사람들을 태운 선박이 포르투갈 화물선과 충돌하면서 침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익사했다. 사망한 난민 대부분은 기계실에 갇혀 있었다. 2016년 6월에 이탈리아 해군이 난파선을 인양하여 확인된 희생자들은 시칠리아 나토 기지로 운반됐다.
스위스계 아이슬란드 작가 크리스토프 뷔헬Christoph Büchel은 <우리의 배Barca Nostra>라는 제목의 공공미술 작품으로 베니스 아르세날레 항에 녹슨 배를 전시했다. 베니스 비엔날레에 난파선이 포함된 것에 대해 대중들은 분노에서 인정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극우파연맹 살비니 부총리는 이 보트 전시를 ‘정치 선전물’이라며 비난했고, 베네토 의회위원장인 민족주의연맹 치암베티는 작가의 고향인 스위스로 배를 가져가서 ‘스위스가 자국 내에 난민들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반영할 수 있게 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가디언 특파원인 로렌조 톤도는 ‘난파선을 순수한 예술적 컨텍스트에서 디스플레이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옳지 않은 반향을 줄 수 있다...뷔헬의 결정은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비극에 대한 노스탈지어만을 즐기도록 할 위험이 있다’고 썼다.
반면 작품의 지지자들은 이 작품이 베니스 비엔날레의 간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평론가 중 한 사람은 ‘이 작품이 맥락이 없고 죽음을 무시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카탈로그에서 작품의 컨텍스트를 설명하는데 이는 비판적이고 강력한 메시지’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재 난파선 근처에는 설명판이 없고 방문객이 구매하는 비엔날레 카탈로그에만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의 관람객들 우리 시대의 비극 때문에 수백 명이 희생된 곳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배의 그림자에서 먹고 마실 것이라고 비판받는다.
주최측은 설치된 작품에 라벨을 설치했으나 뷔헬이 제거를 주장했다고 말하고 있다. 루고프는 아트 뉴스페이퍼를 통해 작가의 설명문을 곧 작품 근처에 놓을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