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쉬 카푸어는 미국 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와의 저작권 침해 소송을 중단하고 법원 밖 합의에 도달했다. 그는 지난 6월 자신의 작품인 <클라우드 게이트Cloud Gate>(2006)가 총기반대운동을 규제하자는 티비 광고에 무단으로 사용된 데 대해 이 총기 옹호 단체와 갈등을 빚어 왔다.
카푸어는 성명을 통해 “NRA에 대한 승리”를 발표하면서, NRA가 자신의 작품을 영상에서 삭제하는 데 동의했다며 “그들은 미국 사회의 두려움, 적개심, 분열을 조장하는 그들의 끔찍한 영상에서 내 작품 클라우드 게이트 이미지를 제거하라는 요구에 응했다”고 말했다.
2017년 8월 NRA는 “진실을 움켜쥔 주먹The Clenched Fist of Truth"라는 1분짜리 홍보 영상에 미국의 다양한 랜드마크를 담았는데,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에 있는 카푸어의 기념비적인 조각 <클라우드 게이트>가 들어갔던 것이다. 이 영상은 과격주의자들의 레토릭으로 널리 퍼져 다양하게 인용됐다.
플로리다 파크랜드의 학교 총기 사건 이후인 3월, 카푸어는 영상에서 작품을 삭제해달라고 NRA에 요청했고, 이들을 비난하는 서한을 공개하기도 했다. 카푸어는 성명을 통해 “그들의 협박은 성공하지 못했고, 이것은 저작권의 보호 뿐 아니라 총기 폭력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NRA는 그들의 선전을 위해 예술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리지널 홍보 영상은 아직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