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고등법원은 14세기 피렌체의 거장 지오토가 그린 것으로 여겨지는 천만 파운드(한화 약 143억 원)짜리 그림이 이탈리아에서 불법적으로 건너 온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판매 불가"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영국 예술위원회(ACE, Art Council England)가 이 그림의 스위스로의 판매 신청을 거부한 것이 정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그림은 1990년 캐슬린 시모니스라는 영국인이 약 3,500파운드의 가격에 피렌체에서 구입한 것으로, 당시에는 이 그림이 평범한 19세기 패널화인 것으로 여겨지다가 이후 수복 작업을 거쳐 거장의 그림 중 하나인 것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영국예술위원회는 문화적자산이 영국을 빠져나가는 경우를 위해 수출 라이센스를 허가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ACE가 시모니스의 신청을 기각함으로써 한편으로는 EU법 하에서 주무관청은 이탈리아 정부가 되고, 수출 면허를 승인할 권한이 사라진다.
시모니스의 변호사는“그녀는 자신의 재산을 이동할 권리가 있다. 그것이 EU 법의 본질이다"라고 주장했지만 판사는 ACE의 편을 들어“작품에 대한 존중하에서. 예술위원회는 EU 법에 따라 스위스 수출 면허를 허가할 주무관청이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그림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아직 불분명하다. 예술법연구소 부소장 알렉산더 허먼은 "고등법원은 이탈리아 법으로 불법적으로 수출된 것이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작품을 이탈리아로 반환하라는 요청이 없는한 반환할 수도 없고, 아무데도 갈 수가 없다. 영국 내에서도 제정신 박힌 사람이면 이 작품을 누가 사겠는가. 영국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도 없고 이탈리아에서 불법적으로 반출된 것이라는 판결을 받았는데. 그래서 완전히 갇힌 상태"라고 말했다.
즉 현재 이 작품은 영국 내 기관이나 개인이 살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판매불가 상태인 것.
허먼 부소장은 소장자가 이탈리아 측과 협의하여 그림을 돌려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탈리아 정부기관이 작품 반환을 요구하더라도 그 작품이 진짜 지오토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게다가 현재 EU 프레임 안에서 잘 해결될지가 관건이다. 브렉시트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