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기부자가 캐나다 오타와의 내셔널 갤러리로 인해 벌금을 물게 됐다. 내셔널 갤러리는 자크 루이 다비드의 <생 제롬 최후의 심판 나팔소리를 듣다Saint Jerome Hears the Trumpet of the Last Judgment>(1779)가 다른 나라에 팔리는 것을 막으려 이를 구입하기 위해 마르크 샤갈의 <에펠탑La tour Eiffel>(1929)을 크리스티에 급히 내놓은 바 있다. 지난달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비난이 일었다.
샤갈의 그림은 5월 15일 크리스티 인상주의와 모던 아트 옥션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600만~900만 달러의 추정가가 책정됐고, 750명 이상의 비평가, 화가와 큐레이터가 샤갈의 판매 반대 탄원서에 서명했다. 내셔널 갤러리 메이어 관장은 샤갈을 급매함으로써 온타리오 갤러리가 또다른 걸작이 캐나다를 빠져나가지 않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비드의 <생 제롬>은 퀘벡시의 노트르담 성당 교구 소장품으로 몬트리올 미술관에 대여된 상태. 교회 측은 바실리카의 복원을 위한 펀드를 조성 중이지만 외국으로 해당 작품을 팔고자 한 적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퀘벡의 문화부장관 마리 몽프티가 생 제롬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킬 수 없도록 하면서 내셔널 갤러리 측의 주장은 애매하게 됐다. <생 제롬>은 역사적으로 불어사용 지역과 깊이 관계되어 있는데, 나폴레옹의 삼촌인 조제프 페슈 추기경Cardinal Joseph Fesch의 소장품이었으며 그의 손녀가 퀘백 애보트의 성당에 기증했었다.
내셔널 갤러리 이사회는 3주 만에 생 제롬을 사들이려는 계획을 취소하고 샤갈 그림 매각도 취소했다. 이로 인해 오타와 의회가 내셔널 갤러리에 공적 자금의 운영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게 됐다. 크리스티에게 막대한 벌금을 지불해야 하게 되었던 것. 미술관 대변인은 익명의 기부자가 부담하기로 한 벌금에 대해 기부자와의 협약에 의해 벌금액을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크리스티는 작품을 반환하는 절차를 함께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몬트리올 미술관과 퀘벡시 미술관은 현재 다비드의 작품을 공동으로 구입하기 위해 500만 달러를 모금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