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 국보 출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케이옥션의 올해 첫 메이저 경매(1월27일)의 고미술 파트 중에는 남농 허건(1907-1987)의 <계산만송도> 같은 전통 회화들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남농 젊은 시절의 차분한 산수화로 할아버지 소치 허련을 이어 문인화 분위기를 놓지 않으면서도 광활하고 고즈넉한 풍경을 서로 이어진 여섯 폭의 종이에 담았다. 빽빽한 소나무 숲 사이 붉은 태점이 찍힌 나무들은 봄꽃나무가 아니라 가을 단풍일까, 강 건너 들판도 물오른 봄의 분위기라기보다는 가을의 쓸쓸한 들판 같다. 강가의 갈대숲도, 원경의 산과 나무에도 빽빽하게 세심하게 붓터치를 올렸다.
케이옥션 2022년 1월 27일 메이저경매
Lot. 207 남농 허건 <계산만송도溪山萬松圖> 1950년, 종이에 수묵담채, 123x360cm
근경 우측에 빽빽한 소나무 숲과 기암절벽이 눈길을 끌지만 전체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은 좌측 배들이 줄지어 떠다니는 조용한 강과 논밭이 보이는 둔덕이다. 좌측에 고즈넉하고 향토적인 분위기와 우측 태점과 세필의 필선들로 가득한 화면이 대조적으로 배치되었지만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필선을 조율했다. 남농의 젊은 시절 역량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추정가 1,500만 ~ 2,000만원에 출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