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칸옥션 미술품경매 Lot. 097
운보 雲甫 김기창 金基昶 1913-2001 <화가 난 우향> 종이에 수묵담채, 85.3x69cm
추정가 2,500만 ~ 6,000 만 원
지난 겨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멋지게 회고전이 열리면서 '김기창(1913-2001)의 아내'라는 수식어에서 벗어나 자신의 예술세계를 좀더 독자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박래현(1920-1976). 출품작은 남편 운보 김기창이 그린 우향 박래현의 모습이다.
두 화가는 인생의 동반자, 예술적 경쟁자로 각자의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으나 우향은 아내이자 엄마, 김기창의 비서 역할까지 했던 터라 쉽지 않은 작업환경이었을 것이다.
박래현은 집안일이 다 끝난 밤이 되어서야 겨우 작업대 앞에 설 수 있었고 늦은 시간까지 작업에 몰두하느라 잠에 들지 않는 박래현을 김기창은 ‘부엉이’라는 애칭으로 불렀다. 출품작은 김기창이 박래현의 화가 난 모습을 부엉이로 희화시켜 그린 것이다.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잔소리를 하는 듯한 모습, 잔뜩 성난 얼굴로 할퀼 듯 손짓하는 모습, 팔짱을 낀 채 째려보는 모습 등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는 의인화된 부엉이 7마리가 그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