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가 중 생존 작가 최고가 기록을 가지고 있는 이우환은 위작 시비 이후에도 여전히 현대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강력한 동력원이 되고 있다.
2019년 10월, 홍콩의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그의 1984년작 바람 시리즈 <동풍>이 20억 7000만원에 팔렸고, 해외 경매로는 2014년 소더비 뉴욕경매에서 한화 23억7000만원에 낙찰된 <선으로부터>가 최고가 기록을 가지고 있다.
28일 열리는 서울옥션 부산경매에 출품된 이우환의 유화 작품은 총 넉 점이다.
Lot. 27 이우환(1936-), 〈점으로부터〉, 1980,
oil and mineral pigment on canvas, 227.3☓181.8cm (150)
추정가 별도문의
1970년대 초반부터 등장하는 이우환의 점과 선을 주제로 한 회화 작품들은 동양의 서예와 사유를 근간으로 하나, 캔버스에 돌가루와 아교 또는 오일을 활용한 물감을 주재료로 하며, 수묵화의 번짐보다는 물감의 마티에르를 돋보이게 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우환이 독창적인 미감이 만들어지는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시리즈도 모노하에서 나타나는 우주와 무한, 타자와 자아의 관계를 통한 존재 인식 등의 철학적 사유를 내포한다.
그가 만드는 점은 일필 일획이 독립되어 있으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는 유기적인 흐름을 보이며 감상자에게 자연스러운 긴장감을 유도한다. 캔버스 공간을 활용한 점의 형상에서 공간감과 시간성을 느끼게 한다.
Lot. 44 이우환, 〈선으로부터〉 1976,
oil and mineral pigment on canvas, 72.0☓60.5cm
추정가 2억5천만~4억 원
Lot. 45 이우환, 무제, 1984,
oil and mineral pigment on canvas, 116.5☓91.0cm (50)
추정가 4억8천만~7억 원
1983-1985년 즈음의 〈East Winds〉 시리즈가 나오는 80년대 중반의 작품에서는 대담하고 간결한 붓질로 반복되는 선에 농담과 길이 등의 변화를 주었다.
Lot. 46 이우환, 〈조응Correspondance〉, 1998,
oil and mineral pigment on canvas, 89.0☓116.5cm (50)
추정가 1억 8천만 ~ 3억 원
“조응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나이지만, 작품이 무한성을 띠게 되는 것은 여백으로서의 공간의 힘이다. 이렇게 하여 작품은 현실과 관념을 호흡하면서 동시에 그것들에게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 이우환
1990년 초반부터 등장하는 〈조응Correspondance〉 시리즈는 바람 시리즈와 달리 다시 절제되고 엄격해진 공간으로 돌아와 긴장감 있게 상응하는 점과 여백과의 관계에 초점을 두었다. 큰 캔버스 위에 큼직한 붓 터치로 점을 찍고 대부분의 공간을 여백으로만 남겨 두는데 각각의 점은 크기 및 위치, 간격, 획의 방향성에 따라 다른 점과 다양한 방식으로 상호 조응하고 캔버스의 빈 공간이 더욱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