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회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2020.3.24 서울옥션 강남센터)
Lot. 120 겸재 정선 <광릉주중(廣陵舟中)> 종이에 먹, 28.0☓47.5 cm
추정가 7,000만 원 ~ 2억 원
겸재 정선의 산수 한 점이 3월 24일로 연기된 제 155회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에 출품됐다. 가로로 길게 강의 풍경을 담은 산수화로 화면의 반 이상을 강물의 여백으로 채웠다. 중앙과 우측 상단에 토산의 언덕이 자리잡고 있고 마을 너머 왼쪽으로는 원경의 산이 점점 멀게 보인다. 너른 강물의 한 쪽 끝 두 척의 돛단배가 작게 떠가고 있고 반대쪽 우측하단에는 기다란 나룻배가 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나룻배를 모래톱에 대기 위해 두 사람이 힘을 잔뜩 준 채로 배에 연결된 줄을 끌고 있는 모습이 간략하지만 또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서울옥션 155회 경매 Lot.120 겸재 정선 <광릉주중(廣陵舟中)> 종이에 먹, 28.0☓47.5 cm
추정가 7천만~2억 원
상단에 써 있는 화제 ‘광릉주중廣陵舟中’에 의한다면 이곳은 광릉인데, 이곳이 어느 광릉을 의미하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옥션측의 설명에 의하면 조선 초기 문신인 이극배李克培를 가리키는 말일 수도 있고(이극배는 공로를 인정받아 광릉부원군廣陵府院君으로 봉해졌다), 경상북도 영천에 위치한 광주 이씨의 시조 묘, 그리고 옛 초나라의 도읍으로 현재 강소성 양주시 서북쪽 촉강, 경기도 광주 등의 지역일 가능성이 있다. 이극배를 가리킨다면 그의 묘소가 위치한 암사동 한강변 근처이고, 광주 이씨 시조묘를 가리킨다면 겸재가 58세 때 영천 근처 청하현감을 지낼 때 영천의 저수지를 보고 그렸을 수 있다.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은 경기도 광주의 이칭이자 양주의 별칭인 광릉으로, 남한강 자락의 모습이 된다. 지금의 두물머리 풍경을 담아낸 간송미술관 소장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의 〈독백탄獨柏灘〉이 출품작과 유사한 면이 있다.
정선 <독백탄(獨栢灘)> 《경교명승첩》(1741) 견본채색, 20.2 x 31.3cm, 간송미술관